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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해피엔딩 관람평] 화려하지 않아도 완벽한, 마치 '메시' 같았던 작품 본문

1. 관람 정보
- 관람 일시: 2025년 12월 13일 (토) 오후 2시
- 공연장: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 좌석: 2층 맨 뒤 (시야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아주 잘 보였음)
- 오늘의 캐스트:
- 올리버: 신성민
- 클레어: 박지연
- 제임스: 이시안
2. 들어가며: 자극적이지 않아서 더 끌리는 맛
개인적으로 햄버거 프랜차이즈 중 맥도날드를 선호한다. 다른 곳보다 덜 기름지고 덜 자극적이라 질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 뮤지컬이 딱 그랬다. 전반적인 감정선은 잔잔하고 담백하다. 하지만 그 잔잔함 속에서 사랑의 설렘과 슬픔을 폭발적으로 이끌어낸다는 점이 신기했다. 처음엔 다들 평온하게 보다가 중반부터 객석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고, 나 역시 많이 울고 나왔다.
3. 작품의 주요 매력 포인트
① 군더더기 없는 '메시' 같은 연출
이 작품을 보며 축구 선수 '메시'가 떠올랐다. 화려한 개인기나 쇼맨십 없이, 아주 간결한 드리블만으로 수비수들을 제치고 골을 넣는 느낌이랄까? 절제된 감정선과 간결한 스토리로 사랑의 본질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등장인물이 많지 않고 이야기 구조가 복잡하지 않아 뮤지컬 입문자에게도 최고의 작품이다. 왜 수많은 상을 받았는지 납득이 가는 퀄리티였다.
② 아날로그 감성과 무대 미학
피아노와 현악기로 이루어진 라이브 밴드 연주는 감성을 극대화했다. 영상, 소품, 배경 활용 또한 탁월했는데, 특히 무대 연출이 엄청나서 보는 내내 감탄했다.
4. 깊이 있는 사유: 사랑, 그 복합적인 감정에 대하여
이 뮤지컬은 사랑이 단순히 행복한 감정이 아니라, 행복과 슬픔이 공존하는 복합체임을 설명해 준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다. 일에는 성취감과 피로가 공존하고, 술에는 즐거움과 건강 손실이, 공부에는 지식과 지겨움이 함께한다.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보통은 자발적으로 시작하기에 좋은 면만 보려 하고 슬픔이라는 단점을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사랑은 좋은 것만 취하고 나쁜 것은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둘 다 가져가야 한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점이 훨씬 크기에 우리는 사랑을 한다.
사랑은 유한하다.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는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의 나'일 동안 최선을 다해 사랑해야 하고, '내일의 나'는 또 그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야 한다.
5. 결말에 대한 생각
사람들은 흔히 '열린 결말'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결과가 정해진 하나의 명확한 결말이라고 느꼈다. 기억을 지웠지만, 운명처럼 서로를 다시 마주하게 된 그 순간. 거기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알 수 없는 미래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서로를 향해 문을 열게 되는 것. 사랑은 결국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6. 총평 및 마무리
사실 이 작품을 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토니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처음 이 작품을 알게 된건 슈카월드 유투브를 통해 알게 되었다. 세계적인 뮤지컬 상을 수상 했으니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보게 되었다. 이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몇몇 작품을 읽어보았으나, 이해를 하기 어려워서 토니상 수상 작도 이해하기 어려우려나 걱정했는데, 전혀 걱정할게 아니였다. 정말 잘만들었다. 이보다 더 잘 만든 창작 뮤지컬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GOAT(Greatest Of All Time)'였다.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 또한 나무랄 데 없이 멋졌다. (농담 삼아 앞으로는 이 뮤지컬을 부를 때 "2025년 제78회 미국 토니상(Tony Awards)에서 작품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극본상, 작곡/작사상, 무대 디자인상 등 총 6개 부문을 석권하며 K-뮤지컬의 위상을 높힌" 이라는 수식어를 꼭 붙여 불러야겠다. ㅎㅎㅎ)
이 걸작을 만든 박천휴(작가), 윌 애런슨(작곡가) 콤비의 또 다른 작품인 뮤지컬 <일 테노레>가 있다고 한다. <어쩌면 해피엔딩>보다 감정의 폭이 더 크다고 하니 무조건 <일 테노레>를 봐야한다.
별점: ★★★★★ (인생 뮤지컬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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